같은 영양제를 같은 양으로 먹어도 사람마다 혈액 수치가 다르게 오릅니다. 그 차이를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오래 지목돼 온 것이 체중입니다.
2026년 9월 국제학술지 《The Journal of Nutrition》에 실린 미국 브리검여성병원·하버드의대 연구팀의 분석이 임신부를 대상으로 이 질문을 확인했습니다. 결과는 BMI가 1 올라갈 때마다 효과가 조금씩 깎이는 형태였습니다.

키워드임신 비타민D, BMI, 고용량 보충, 25-하이드록시비타민D
근거 10건 · 출처 3곳
1. 이미 끝난 시험을 다시 들여다봤다
이 연구는 새로 사람을 모집한 시험이 아닙니다. 이미 진행된 VDAART라는 무작위·이중맹검 임상시험의 자료를 다른 질문으로 다시 분석한 것입니다. 이런 방식을 2차 분석이라고 합니다.
원래 시험은 임신 중 비타민D 보충이 아이의 천식을 줄이는지를 보려던 것이었습니다. 이번 분석은 같은 자료에서 다른 것을 봤습니다. 임신부의 BMI가 비타민D에 대한 몸의 반응을 바꾸는가.
2차 분석은 이미 모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, 원래 그 질문을 위해 설계된 시험이 아니라는 한계도 함께 갖습니다.
2. 고용량과 표준용량, 그리고 두 번의 채혈
분석에 들어간 임신부는 816명입니다. 두 집단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.
- 고용량 — 하루 110 μg
- 표준용량 — 하루 10 μg
혈액 검사는 두 번 했습니다. 등록 시점(임신 10~18주)과 임신 3분기(32~38주)입니다. 측정한 것은 25-하이드록시비타민D로, 몸 안의 비타민D 상태를 보는 표준 지표입니다.
BMI는 25 미만, 25~29.9, 30 이상 세 구간으로 나눠 봤고, 연속값으로도 따로 계산했습니다.
3. BMI가 올라갈수록 효과가 깎였다
BMI 25 미만 집단에서, 고용량은 표준용량보다 25-하이드록시비타민D를 22.43 nmol/L 더 올렸습니다(95% 신뢰구간 17.16–27.70, P<0.001).
그런데 BMI가 올라가면 이 효과가 줄었습니다.
- 과체중(BMI 25~29.9) — 효과가 8.39 nmol/L 감소. 37% 줄어든 것입니다.
- 비만(BMI 30 이상) — 효과가 8.63 nmol/L 감소. 38% 줄었습니다.
구간이 아니라 연속값으로 보면 BMI가 1kg/m² 오를 때마다 효과가 0.45 nmol/L씩 깎였습니다. 계단식이 아니라 완만한 기울기였다는 뜻입니다.
연구팀은 임신 전 BMI를 쓰거나 변화량 모형으로 계산해도 같은 방향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.
4. 그래도 대부분은 기준선을 넘었다
여기서 놓치기 쉬운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. 연구팀은 결론에 이렇게 적었습니다. 고용량을 복용한 참가자 대부분은 25-하이드록시비타민D 50 nmol/L 이상에 도달했다고요.
BMI가 높으면 상승 폭이 작았고, 더 높은 목표치인 75 nmol/L 아래에 머물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 이 분석이 짚은 지점입니다. 흡수가 안 됐다거나 소용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.
5. 이 분석이 답하지 않은 것
가장 큰 공백은 왜 그런지입니다. 체지방에 비타민D가 분산돼 혈중 농도가 덜 오른다는 설명이 흔히 제시되지만, 이 분석은 그 기전을 검증하지 않았습니다.
더 중요한 공백도 있습니다. 혈중 농도가 덜 올랐다는 것이 산모나 아기의 건강 결과에서 실제 차이로 이어지는지는 이 분석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. 연구팀도 BMI에 따라 용량을 달리하는 방식이 실제로 더 나은 결과를 내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.
비타민D 반응이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요인은 체중만이 아닙니다. 별도 연구에서는 보충 시작 전 염증 수치(IL-6)가 높았던 사람에서 25-하이드록시비타민D 상승 폭이 초기 7일간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양상이 보고됐습니다. 다만 관찰 기간이 짧아 장기적 의미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.
임신성 당뇨가 있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비타민D 보충 후 공복 혈당·공복 인슐린·HOMA-IR이 낮아지고 지질 지표가 개선된 결과가 보고됐습니다. 다만 이는 대상도 목적도 다른 별개의 연구입니다.
6. 에디터의 시선: ‘권장량’이라는 말의 한계
영양제 권장량은 대체로 평균적인 한 사람을 상정하고 만들어집니다. 이 분석이 보여주는 건 그 평균이 실제로는 꽤 넓게 흩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. 같은 알약, 같은 개수인데 몸에서 만들어지는 결과가 BMI 하나만으로도 37%씩 갈렸습니다.
다만 이 결과를 “BMI가 높으면 더 먹어야 한다”로 옮기면 안 됩니다. 그건 이 분석이 확인한 내용이 아닙니다. 확인된 것은 혈중 농도가 덜 오른다는 것까지이고, 용량을 늘리는 것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. 연구팀 스스로 그것을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뒀습니다.
그리고 이 시험에서 쓴 하루 110 μg은 연구 프로토콜상의 고용량입니다. 임신 중 영양제 용량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 이 글의 숫자를 그대로 가져다 쓸 것은 아닙니다.
실용적으로 남는 것은 “먹었다”와 “올랐다”가 다른 말이라는 점입니다.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, 그 차이는 혈액 검사로만 보입니다.
💡 오늘 당장 실행해볼 수 있는 한 가지
비타민D 보충제를 먹고 있다면, 다음 진료나 건강검진 때 25-하이드록시비타민D 수치를 재본 적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. 먹는 양이 아니라 실제로 오른 수치를 봐야 내 몸이 어느 쪽에 속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.
임신 중이라면 용량 조절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정할 문제입니다.
자주 묻는 질문
- BMI가 높으면 비타민D 영양제가 소용없나요?
- 그렇지 않습니다. 이 분석에서 고용량을 복용한 참가자 대부분은 25-하이드록시비타민D 50 nmol/L 이상에 도달했습니다. BMI가 높을수록 상승 폭이 작았고, 더 높은 목표치인 75 nmol/L 아래에 머물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 확인된 내용입니다.
- 그럼 BMI가 높으면 용량을 늘려야 하나요?
- 이 분석은 그 질문에 답하지 않습니다. 연구팀도 BMI에 따라 용량을 나누는 방식이 실제로 더 나은 결과를 내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.
- 왜 BMI가 높으면 덜 오르나요?
- 이 분석에서는 기전을 검증하지 않았습니다. 확인된 것은 BMI가 1kg/m² 오를 때마다 효과가 0.45 nmol/L씩 줄어드는 관계까지입니다.
참고 문헌
- Jung C, Lu Z, Handy DE, et al. Higher Maternal Body Mass Index Attenuates the Response to High-Dose Vitamin D Supplementation During Pregnancy: A Secondary Analysis of the Randomized VDAART. J Nutr. 2026;156(9):101688.
- The Serum 25-Hydroxyvitamin D Response to Supplemental Vitamin D Is Temporarily Blunted with Elevated Circulating IL-6.
- Effects of vitamin D supplementation on insulin resistance and lipid metabolic profiles in women with gestational diabetes.